천리포수목원에 들어서면 우선 감사한 한 사람이 떠오릅니다.
한국인보다 한국을 더 사랑한 가드너 민병갈 박사

그는 미국인으로 한국에 파병되어 미군으로 근무를 하면서 한국과 인연을 맺은 분으로
한국에 귀화하고 미국에 있던 재산을 모두 처분하여 천리포수목원 건립에 전 재산과 생애를 받쳤다.
한국의 정서를 잘 아는지라 그는 백의의 민족을 상징하는 하얀꽃을 많이 사랑했던 것 같다.
그러한 분위기를 의식했는지 최근에 식재한 팜파스그라스도 하얀색만으로 장식이 되어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한국인 정서가 담긴 애닯픈 사랑의 상징 각종의 상사화가 여기저기 즐비하게 고개를 내미는 계절이다.




몇겹의 옷을 입었을까 겨울부터 한겹씩 벗어내는 듯이 꽃무늬를 수시로 바꿔가며 내미는 정원의 모습은
민병갈박사의 한국적 철학이 스며있는 것 같다. 숨어있는 수줍은 미소가 달이 차면 얼굴을 살폿이 드러낸다.
물론 제일 한국적인 목련과 호랑가시나무의 종류가 제일 다양한 수목원으로 세계적으로도 알아주는 곳이다.
그가 사용하던 집무실 앞에는 물논이 있어 봄밤엔 보글보글 끓어대는 개구리소리 한가득 가슴에 담고
잠못드는 밤을 뒤척였을 것이다.

마음의 거울처럼 수목원의 그림자가 드리워지는 못에는 연꽃들이 여기저기 그에 대한 소문처럼
소곤소곤 피어나는 곳이다. 그가 외로움에 시달리다 스스로 세상을 이별한 안타까운 이야기도
찢어진 입들로 동동 떠 다닌다.

수많은 종들이 계절마다 옷을 다투어 갈아입는 이곳은 가드너의 성지라고 일컫고 싶은 곳이다.













* 사진들은 자연 그대로를 볼 수 있도록 보정 없이 그대로 올렸습니다.
다음 기회엔 많은 회원분들이 함께 방문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