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이야기] 가을하늘에 뜬 오색 빛깔 별, 미국풍나무

관리자
2024-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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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씨, 안녕하세요?

 

이제 제법 날씨가 쌀쌀합니다. 나무들도 푸르렀던 시간을 지나 옷을 갈아입으며 지난 세월을 느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각각의 화려함을 뽐내는 식물 사이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오늘의 주인공은 바로 ‘미국풍나무’입니다. 가을철 노란색, 주황색, 빨간색, 자주색이 섞인 다채로운 단풍을 가진 바로 그 나무가 맞습니다.


풍나무는 큰 키를 가졌으며, 손바닥 모양의 잎이 단풍나무와 비슷해서 같은 나무가 아니냐는 오해를 받곤 합니다. 하지만 풍나무는 조록나무과의 식물이고 단풍나무는 무환자나무과의 식물이기에 가족이 아닌 이웃 정도지요. 생김새만 비슷할 뿐 서로 관계는 없는 사이입니다.

 


그렇다면 풍나무와 단풍나무는 어떻게 구별할 수 있을까요?


둘을 구별하는 방법은 여럿 있지만, 무엇보다 가족(과)이 다른 만큼 씨를 품은 열매의 모양이 눈에 띄게 다릅니다. 단풍나무 열매는 익숙하시지요? 마치 잠자리의 날개처럼 생겨 포르르 날아가는 모양입니다. 풍나무 열매는 갈색의 둥근 별사탕 모양으로, 많은 암술대가 가시 모양의 꽃받침조각으로 덮여 있어 마치 철퇴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별사탕 또는 철퇴, 철망치… 다양한 별명을 붙여줄 수 있겠습니다.

 















미국풍나무의 영명은 “Sweet Gum”(달콤한 껌)으로, 잎을 으깨어 향기를 맡아보거나 나무에서 나오는 수지를 살펴보면 이름의 이유를 쉽게 알 수 있습니다. 특히 나무에서 나오는 달콤한 수지는 씹는 껌을 만들거나, 교회에서 향수로 쓰이기도 하고, 약재 또는 조미료용 향신료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미국풍나무는 영국의 왕궁에 유럽 최초로 심었던 귀한 나무이기도 합니다. 높이가 20m에 달하는 큰 나무가 가을이면 황홀한 단풍으로 장관을 이루고, 별 모양의 잎에서는 문지르면 향기가 나며 수피에서는 달콤한 수지까지 흐르는데 병충해에도 강하니…. 충분히 그럴 자격을 갖춘 나무라는 생각이 듭니다.

 


00씨, 풍나무 잎을 울긋불긋 물들이며 아름다운 가을은 깊어가고 개운한 초겨울의 바람이 불어오고 있습니다. 이 글을 읽는 당신께 지금이 특별하게 행복한 계절이 되길 바라며, 안부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