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1. 그린(Green)과 스파이시(Spicy), 생달나무
천리포수목원 김보미 사원
고소한 냄새, 매캐한 냄새, 시원한 냄새. 세상에는 수많은 천연향이 존재한다. 그리고 유독 식물에서는 좋은 향이 많이 난다. 향기의 종류를 구분할 때 쓰는 분류만 보더라도 꽃 향기가 나는 플로랄(Floral), 산뜻한 숲 속 느낌의 그린(Green), 강한 느낌을 주는 스파이시(Spicy), 새콤 상큼한 감귤류 과일에서 나는 향 시트러스(Citrus), 나뭇결에서 나는 묵직한 향 우디(Woody) 등 식물에서 맡을 수 있는 분류가 많다. 이번에 소개할 나무도 좋은 향기를 특징으로 한다.
나뭇잎을 부수면 숲 속에 온 듯
녹나무과 식물 대부분은 잎을 문지르거나 가지를 자르면 좋은 향기가 난다. 휘발성 기름인 테르펜계 화합물 정유 덕분이다. 녹나무과의 녹나무속에 속하는 생달나무(Cinnamomum japonicum)도 마찬가지다. 잎을 부수면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근사한 향기가 난다.
향기는 보편적으로 좋은 냄새이지만 사람마다 호불호가 갈리는 주관적인 냄새기도 하기에 ‘생달나무 나뭇잎은 최고의 향이야!’라고 말할 순 없지만, 어디서도 경험해보지 못했을 엄청난 향기임에는 틀림없다. 나뭇잎을 부수면 짙어지는 이 향기는 숲 속에 온 듯한 산뜻한 경험을 만들어 생달나무와 사랑에 빠지게 한다. 관찰을 위해 수목원에서 잘 자라는 식물을 꺾을 수는 없다. 하지만 떨어진 잎을 주어 냄새 맡는 건 가능하다. 우리 수목원 생달나무는 그늘정원과 해송집 인근에 두 그루가 심겨 있으니 떨어진 잎을 주어 향을 맡아보길 추천한다. 계속 맡아도 질리지 않는 상쾌하고 시원한 냄새가 매일 생각날지 모른다.
매운 향과 단 향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시나몬(Cinnamon)
나뭇잎은 향기 분류 중 산뜻한 숲 속 느낌의 그린(Green) 계열이라면, 나무껍질에서는 강한 느낌을 주는 스파이시(Spicy) 계열의 향이 난다. 향수나 방향제를 만들 때 조향사가 조합하는 향기 원료 중 천연에서 나오는 물질만 세어도 40만 종 가량 된다고 하는데, 생달나무 한그루만 보더라도 전혀 다른 계열의 향이 나니 그럴법하다. 강한 향기를 내뿜는 생달나무 수피는 우리 일상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향신료로 활용된다. 천연 방향제로도 활용되고 수정과를 만들 때도 쓰이는 계피다. 생달나무가 포함되는 녹나무속(Cinnamomum Schaeff.)의 학명에서도 계피의 강한 향은 두드러진다. 계피의 영명 시나몬(Cinnamon)이 나무 이름에서 기원했기 때문이다. 매운 향과 단 향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계피는 녹나무속에 속하는 육계나무(Cinnamomum loureiroi)와 생달나무(Cinnamomum japonicum)의 나무껍질을 말려서 만들어지기에 두 나무는 계피나무라는 별칭도 있다.
자생식물이자 천연기념물 노거수
천리포수목원 생달나무는 1975년 12월 1일 우리나라 남부지방에서 묘목으로 채집되어 처음 들어왔다. 도입지가 우리나라인 것에서 알 수 있듯 생달나무는 국내 자생식물이다. 전라남도와 제주도 일대에 분포하는 이 나무는 추위에는 약하지만 염분에는 비교적 강한 편이라 바다와 맞닿은 우리 수목원에서도 건강하게 잘 자란다. 경상남도 통영시 우도에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세 그루의 생달나무 노거수가 보호되고 있다. 이 노거수는 전남 보길도의 것과 함께 가장 큰 생달나무로 꼽히며, 수령이 400년 이상일 것이라 추정된다. 통영시 우도의 생달나무는 당시 마을 사람들이 신성하게 여기는 ‘신목’으로써 서낭나무의 역할을 했다고 한다. 자생식물로서의 가치, 계피로 사용되는 쓰임새, 매력적인 향기까지 생달나무는 삼박자를 골고루 갖췄다. 이렇게 실속 있는 나무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예쁨을 받으면 좋겠다.
131. 그린(Green)과 스파이시(Spicy), 생달나무
천리포수목원 김보미 사원
고소한 냄새, 매캐한 냄새, 시원한 냄새. 세상에는 수많은 천연향이 존재한다. 그리고 유독 식물에서는 좋은 향이 많이 난다. 향기의 종류를 구분할 때 쓰는 분류만 보더라도 꽃 향기가 나는 플로랄(Floral), 산뜻한 숲 속 느낌의 그린(Green), 강한 느낌을 주는 스파이시(Spicy), 새콤 상큼한 감귤류 과일에서 나는 향 시트러스(Citrus), 나뭇결에서 나는 묵직한 향 우디(Woody) 등 식물에서 맡을 수 있는 분류가 많다. 이번에 소개할 나무도 좋은 향기를 특징으로 한다.
나뭇잎을 부수면 숲 속에 온 듯
녹나무과 식물 대부분은 잎을 문지르거나 가지를 자르면 좋은 향기가 난다. 휘발성 기름인 테르펜계 화합물 정유 덕분이다. 녹나무과의 녹나무속에 속하는 생달나무(Cinnamomum japonicum)도 마찬가지다. 잎을 부수면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근사한 향기가 난다.
향기는 보편적으로 좋은 냄새이지만 사람마다 호불호가 갈리는 주관적인 냄새기도 하기에 ‘생달나무 나뭇잎은 최고의 향이야!’라고 말할 순 없지만, 어디서도 경험해보지 못했을 엄청난 향기임에는 틀림없다. 나뭇잎을 부수면 짙어지는 이 향기는 숲 속에 온 듯한 산뜻한 경험을 만들어 생달나무와 사랑에 빠지게 한다. 관찰을 위해 수목원에서 잘 자라는 식물을 꺾을 수는 없다. 하지만 떨어진 잎을 주어 냄새 맡는 건 가능하다. 우리 수목원 생달나무는 그늘정원과 해송집 인근에 두 그루가 심겨 있으니 떨어진 잎을 주어 향을 맡아보길 추천한다. 계속 맡아도 질리지 않는 상쾌하고 시원한 냄새가 매일 생각날지 모른다.
매운 향과 단 향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시나몬(Cinnamon)
나뭇잎은 향기 분류 중 산뜻한 숲 속 느낌의 그린(Green) 계열이라면, 나무껍질에서는 강한 느낌을 주는 스파이시(Spicy) 계열의 향이 난다. 향수나 방향제를 만들 때 조향사가 조합하는 향기 원료 중 천연에서 나오는 물질만 세어도 40만 종 가량 된다고 하는데, 생달나무 한그루만 보더라도 전혀 다른 계열의 향이 나니 그럴법하다. 강한 향기를 내뿜는 생달나무 수피는 우리 일상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향신료로 활용된다. 천연 방향제로도 활용되고 수정과를 만들 때도 쓰이는 계피다. 생달나무가 포함되는 녹나무속(Cinnamomum Schaeff.)의 학명에서도 계피의 강한 향은 두드러진다. 계피의 영명 시나몬(Cinnamon)이 나무 이름에서 기원했기 때문이다. 매운 향과 단 향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계피는 녹나무속에 속하는 육계나무(Cinnamomum loureiroi)와 생달나무(Cinnamomum japonicum)의 나무껍질을 말려서 만들어지기에 두 나무는 계피나무라는 별칭도 있다.
자생식물이자 천연기념물 노거수
천리포수목원 생달나무는 1975년 12월 1일 우리나라 남부지방에서 묘목으로 채집되어 처음 들어왔다. 도입지가 우리나라인 것에서 알 수 있듯 생달나무는 국내 자생식물이다. 전라남도와 제주도 일대에 분포하는 이 나무는 추위에는 약하지만 염분에는 비교적 강한 편이라 바다와 맞닿은 우리 수목원에서도 건강하게 잘 자란다. 경상남도 통영시 우도에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세 그루의 생달나무 노거수가 보호되고 있다. 이 노거수는 전남 보길도의 것과 함께 가장 큰 생달나무로 꼽히며, 수령이 400년 이상일 것이라 추정된다. 통영시 우도의 생달나무는 당시 마을 사람들이 신성하게 여기는 ‘신목’으로써 서낭나무의 역할을 했다고 한다. 자생식물로서의 가치, 계피로 사용되는 쓰임새, 매력적인 향기까지 생달나무는 삼박자를 골고루 갖췄다. 이렇게 실속 있는 나무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예쁨을 받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