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2. 우리가 사랑한 민병갈, 민병갈이 사랑한 나무
천리포수목원 김보미 사원
올해는 천리포수목원 故민병갈 설립자의 서거 20주년이다. 특별히 오는 12월 24일은 설립자의 101번째 탄생일이다. 그는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한창 무르익던 1921년 12월 24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동쪽 핏스톤(Pittston)에서 태어났다. 설립자를 추모하며 101번째 탄생일을 앞둔 12월 식물이야기에서는 천리포수목원이 존경하고 사랑한 민병갈 설립자와 그가 아낀 호랑가시나무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우리가 사랑한 민병갈, 한국을 사랑한 민병갈
1945년 미 24군단 정보장교로 처음 한국에 온 청년 민병갈은 한국이 마음에 들었다. 한국의 자연 풍경이 좋고, 온돌, 한식 등 생활 문화가 만족스러웠다. 민 설립자는 "한국에 온 지 한 달쯤 됐을 때 한식 음식점에서 처음 먹어 본 김치가 입에 척척 붙었다. 한국 어디를 가나 고향에 온 듯 편안했고 한국인 누구를 만나도 많이 본 듯한 친밀감이 들었다. 나의 전생은 아무래도 한국인이었던 것 같다."(1980년 판 홍익인물연감) 라고 자신의 젊은 시절을 회고했다.
한국을 향한 설립자의 애정 어린 마음은 생전 그가 촬영했던 사진과 슬라이드 필름에서도 나타난다. 그가 남긴 수 천장의 사진은 우리나라의 풍경, 생활상을 자세히 담고 있다. 시장에서 물건을 파는 할머니, 수 놓는 여자아이, 불국사와 같은 문화재 사진 등, 1940년대부터 한국 생활 중 촬영한 자료는 우리나라 근현대사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천리포수목원의 귀중품으로 현재 민병갈식물도서관 아카이브에서 보관하고 있다.
우리가 사랑한 민병갈, 나무를 사랑한 민병갈
민병갈 설립자는 전 재산을 바쳐 나무가 자연의 섭리대로 자랄 수 있도록 배려받는 천리포수목원을 일구었다. 지금도 우리 수목원은 설립자의 자연사랑 철학을 따라 ‘나무에게 주인행세를 하지 않기에 나무가 행복하고, 나무가 행복하기에 더불어 인간이 행복한 수목원’을 지향하며 수목원을 가꾸고 있다.
설립자는 목련, 호랑가시나무 등 특정 식물을 중점적으로 수집해왔다. 그는 생전에 '나는 호랑가시나무와 결혼해 목련을 낳았지'라는 농담을 할 만큼 두 나무를 아꼈다. 그가 좋아한 호랑가시나무 가운데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식물이 있다. 감탕나무와 호랑가시나무의 자연 교잡으로 생긴 완도호랑가시나무(Ilex x wondoensis C.F.Miller & M.Kim)다. 이 나무는 1978년 민병갈 설립자가 완도 지역 식물 탐사 중 최초로 발견한 나무로 식물을 발견한 지역의 이름을 따 그는 이 나무를 ’완도호랑가시나무‘라 명명했다.
겨울철 꽃보다 더 화려한 빛깔로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완도호랑가시나무는 천리포수목원 밀러가든 내 추모정원과 가든하우스인 호랑가시나무집 옆에서 만나볼 수 있다. 추모 20주기와 설립자 탄생일을 기념해 이번 크리스마스이브에는 민병갈 설립자가 걸은 발자취를 떠올리며 밀러가든을 산책해봐도 좋겠다. 우리나라를 사랑해서 '제 2의 조국'으로 여긴 푸른 눈의 외국인 민병갈 설립자를 함께 추모하듯 완도호랑가시나무도 탐스럽게 달린 붉은 열매로 반가운 인사를 건넬 것이다.
132. 우리가 사랑한 민병갈, 민병갈이 사랑한 나무
천리포수목원 김보미 사원
올해는 천리포수목원 故민병갈 설립자의 서거 20주년이다. 특별히 오는 12월 24일은 설립자의 101번째 탄생일이다. 그는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한창 무르익던 1921년 12월 24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동쪽 핏스톤(Pittston)에서 태어났다. 설립자를 추모하며 101번째 탄생일을 앞둔 12월 식물이야기에서는 천리포수목원이 존경하고 사랑한 민병갈 설립자와 그가 아낀 호랑가시나무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우리가 사랑한 민병갈, 한국을 사랑한 민병갈
1945년 미 24군단 정보장교로 처음 한국에 온 청년 민병갈은 한국이 마음에 들었다. 한국의 자연 풍경이 좋고, 온돌, 한식 등 생활 문화가 만족스러웠다. 민 설립자는 "한국에 온 지 한 달쯤 됐을 때 한식 음식점에서 처음 먹어 본 김치가 입에 척척 붙었다. 한국 어디를 가나 고향에 온 듯 편안했고 한국인 누구를 만나도 많이 본 듯한 친밀감이 들었다. 나의 전생은 아무래도 한국인이었던 것 같다."(1980년 판 홍익인물연감) 라고 자신의 젊은 시절을 회고했다.
한국을 향한 설립자의 애정 어린 마음은 생전 그가 촬영했던 사진과 슬라이드 필름에서도 나타난다. 그가 남긴 수 천장의 사진은 우리나라의 풍경, 생활상을 자세히 담고 있다. 시장에서 물건을 파는 할머니, 수 놓는 여자아이, 불국사와 같은 문화재 사진 등, 1940년대부터 한국 생활 중 촬영한 자료는 우리나라 근현대사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천리포수목원의 귀중품으로 현재 민병갈식물도서관 아카이브에서 보관하고 있다.
우리가 사랑한 민병갈, 나무를 사랑한 민병갈
민병갈 설립자는 전 재산을 바쳐 나무가 자연의 섭리대로 자랄 수 있도록 배려받는 천리포수목원을 일구었다. 지금도 우리 수목원은 설립자의 자연사랑 철학을 따라 ‘나무에게 주인행세를 하지 않기에 나무가 행복하고, 나무가 행복하기에 더불어 인간이 행복한 수목원’을 지향하며 수목원을 가꾸고 있다.
설립자는 목련, 호랑가시나무 등 특정 식물을 중점적으로 수집해왔다. 그는 생전에 '나는 호랑가시나무와 결혼해 목련을 낳았지'라는 농담을 할 만큼 두 나무를 아꼈다. 그가 좋아한 호랑가시나무 가운데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식물이 있다. 감탕나무와 호랑가시나무의 자연 교잡으로 생긴 완도호랑가시나무(Ilex x wondoensis C.F.Miller & M.Kim)다. 이 나무는 1978년 민병갈 설립자가 완도 지역 식물 탐사 중 최초로 발견한 나무로 식물을 발견한 지역의 이름을 따 그는 이 나무를 ’완도호랑가시나무‘라 명명했다.
겨울철 꽃보다 더 화려한 빛깔로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완도호랑가시나무는 천리포수목원 밀러가든 내 추모정원과 가든하우스인 호랑가시나무집 옆에서 만나볼 수 있다. 추모 20주기와 설립자 탄생일을 기념해 이번 크리스마스이브에는 민병갈 설립자가 걸은 발자취를 떠올리며 밀러가든을 산책해봐도 좋겠다. 우리나라를 사랑해서 '제 2의 조국'으로 여긴 푸른 눈의 외국인 민병갈 설립자를 함께 추모하듯 완도호랑가시나무도 탐스럽게 달린 붉은 열매로 반가운 인사를 건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