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이야기] 봄의 전령사, 얼음새꽃의 비밀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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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씨, 2월이 왔네요.

 

2월은 고요한 시간 속에서 차가운 바람이 따스한 봄의 기운으로 바뀌기를 희망하는 시기인듯합니다. 이 때에 마지막 추위 속에서 다른 식물보다 한발 먼저 피어나는 야생화를 만나면 자연의 생명력과 위대함을 느끼곤 하지요. 저는 오늘 ‘봄의 전령사’라는 별명을 가진 얼음새꽃을 보았습니다.

 

천리포수목원의 초본식물 중에서도 가장 먼저 피어나는 얼음새꽃은 추운 날씨에도 눈을 비집고 샛노랗게 피어나 마음에 감동을 줍니다. 손가락 두세마디만한 동그란 꽃은 봄이 오는 자그마한 소리를 가장 먼저 듣고 모습을 드러내지요. 한 겨울의 긴 밤과 찬 바람을 견뎌내고, 계절이 변화하고 있음을 알리는 것입니다.

 
 

00씨, 아무리 봄이 다가온다지만 어ᄄᅠᇂ게 이 식물은 눈이 쌓인 자리에서도 꽃을 피워낼 수 있을까요?

식물학적으로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하나는 식물체 내부에서 스스로 열을 내는 특징 때문입니다. 식물 세포의 호흡과 열 저장으로 얼음새꽃의 주위는 주변보다 영상 10도~15도 높은 온도를 유지합니다. 스스로 열을 내어 난방을 하는 셈이지요.

다른 하나는 꽃 안쪽에서 일어나는 보온 때문입니다. 꽃의 모습을 살펴봅시다. 꽃의 가장자리는 해를 바라보며, 꽃잎의 안쪽은 빛을 반사할 수 있게 되어있습니다. 또 해가 뜰 때 꽃을 피워낸 뒤 해가 지기 전에 오므라들어 온도를 지켜냅니다.

이러한 식물의 특징으로 인해 꽃이 활짝 피어있는 낮, 파리나 작은 벌이 찾아와 꿀과 꽃가루를 취하고 몸도 데우며 쉬어가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식물학적 특징으로든 식물학을 떠나서든 이 식물이 가진 의지와 따스함을 나누는 모습이 감탄스러울 뿐입니다.

 

재작년, 태안의 어느 섬에서 얼음새꽃을 만난 순간을 생생하게 기억하나요? 우거진 숲의 깊은 경사를 따라 내려가 만난 얼음새꽃 군락은 정말 놀랍다 못해 경이로웠지요. 봄을 알리는 수많은 야생화가 있지만 얼음새꽃만이 가진 특별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늦겨울 얼음새꽃의 개화소식을 듣고 천리포수목원을 찾는 많은 탐방객과 사진작가가 있습니다. 그들은 그 해에 맨 처음 얼굴을 비춘 노오란 빛에 마음을 뺏기곤 하지요. 편지에 다 담을 수 없을만큼 아름답고 신비로운 모습입니다. 저는 이 식물이 주는 감동의 이유를 찾기 위해 오늘도 무릎을 꿇고 땅에 엎드려 얼음새꽃과 얼굴을 마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