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이야기] 북쪽을 향해 피는 꽃, 목련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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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씨, 안녕하세요?


3월의 마지막 날, 천리포수목원은 정신없이 바쁩니다. 4월은 수목원에서 가장 인기가 좋은 목련속 식물이 제 모습을 드러내는 시간이기 때문이죠. 많은 사람과 목련의 아름다움을 나누기 위해 우리는 목련축제를 준비했고, 열었습니다.


우리가 벚꽃과 매화를 보며 감탄하는 이유는 잎이 나기 전 꽃이 먼저 피어나, 그 아름다움을 온전히 느낄 수 있기 때문 아닐까 생각합니다. 천리포수목원의 대표 식물인 목련도 마찬가지입니다. 생명의 움직임이 가득한 가지 끝에 우아한 자태로 피어나는 목련. 오늘은 그 목련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목련꽃은 독특한 특징 때문에 ‘북향화’라고 불리는데, 대부분의 꽃송이가 따듯한 남쪽이 아닌 찬 바람이 불어오는 북쪽을 바라보고 피어나기 때문입니다. 꽃이 북쪽을 향해 피어나는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모든 식물이 다 그러하듯이요.) 겨울에 꽃봉오리를 맺는 목련은 추위를 이기기 위해 뽀얀 솜털을 가득 덮고 있습니다. 털 이불 속에 꽁꽁 숨어 겨울잠을 자는 듯 보이지만 겨우내 꽃봉오리는 조금씩 자라고 있습니다. 햇살이 닿는 남쪽은 더 튼튼하게, 북쪽은 조금 작게 말이죠. 그러다 보면 한 몸이지만 남쪽과 북쪽의 크기는 달라집니다. 어느 날, 꽃봉오리를 열게 되면 남쪽의 꽃잎은 비교적 튼튼하게 자리를 잡고 섭니다. 북쪽의 꽃잎은 그 힘에 밀려 비스듬히 눕게 되지요. 결국에 목련꽃은 북쪽을 향해 피어나는 것이 아니라, 남쪽의 꽃잎을 축으로 하여 북쪽으로 기울어진 것입니다.

목련은 1억 4천만 년 전부터 나타난 원시식물로 화석에서 확인될 만큼 지구상에서 오래 살아남은 생명체 중 하나입니다. 우리는 만난 적 없는 공룡을 이 식물은 만나고 온 것이죠. 저는 가끔 공룡을 좋아하는 어린이를 만나면 목련에 관해 설명하고 싶어집니다. 물론 꾹 참고 함께 ‘트리케라톱스’ 이야기를 하지만요.

00씨는 초식공룡의 위엄보다 목련의 부드러움을 더 마음에 들어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럼 사르르 피어나는 목련과 함께 평안한 4월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