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야기] 수목원지킴이 인터뷰 #2. 신대윤

관리자
2024-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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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목원지킴이 인터뷰 #2]

‘수목원지킴이’는 천리포수목원에서 사용되던 말로 지금의 ‘가드너’와 비슷한 의미를 가집니다. 하지만 ‘가드너’는 식물을 키우고 관리하는 사람으로 생각되기 쉽지요. 천리포수목원에서 가드너란 수목원의 모든 구석구석을 살피는 모든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수목원지킴이’라는 말을 다시 살려 현재 천리포수목원을 가꾸고 있는 지킴이들의 이야기를 전해보려 합니다. 시작합니다! 천리포수목원 수목원 지킴이의 이야기!

 

수목원지킴이의 두 번째 이야기는 천리포수목원 식물부 번식팀에서 근무하고 계시는 신대윤 지킴이의 이야기입니다.

 

🌲. 자기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천리포수목원 식물 번식팀에서 일하고 있는 신대윤입니다.

 

🌲. 천리포수목원 식물부 번식팀에서 현재 하고 계시는 일은 무엇인가요?

저는 천리포수목원 온실에 있는 식물 관리를 하고, 수목원의 물과 관련된 관수, 수전관리를 하고 있어요.

조금 더 자세하게 말하자면 주 업무는 파종, 삽목, 접목 등의 방법을 통해 식물을 번식하고 수목원의 적절한 장소에 식재하기 전까지 관리하는 일을 합니다.

또한 수목원 내의 수원지인 큰골, 큰연못, 커니퍼연못 세 곳을 통해 수자원 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펌프 관리와 저수탱크도 함께 관리하고 있어요. 물과 관련해 수원지의 상태를 조율하고 관수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하죠. 식물에게 물을 주는 건 매우 중요한 일이기에 더욱 마음을 쓰고 있습니다.

 

🌲. 번식팀 일을 담당하시면서 경험했던 새로운 일이 있나요?

얼마 전까지는 제가 식물부 관리팀에서 일하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지금 번식팀의 모든 일이 다 새롭게 느껴지는 편이에요.(웃음)

최근 삽목을 위해 삽수 손질을 했어요. 손질된 삽수에 물을 올리는 작업을 할 때 삽수가 물을 그렇게 많이 먹는지 몰랐어요. 한 번 더 식물이 새롭게 보였죠.

또, 온실은 직사광선이 거의 차단된 환경인 줄 알았는데 차광망을 덮은 것과 덮지 않은 것에 대한 차이가 확연하게 보이는 게 신기했어요. 별거 아닌 것 같은 일도 자꾸만 저에겐 새롭게 다가오네요.

 

🌲. 그렇다면 관리팀에서 업무를 하시다가 번식팀으로 오게 되셨을 때 어떠셨나요?

이전 직장에서도 외부 식물 관리 일을 했고, 천리포수목원에서도 1년 정도 비슷한 일을 했어요. 번식팀을 제안받았을 때 관리팀과 같이 식물을 다루긴 하지만 완전히 새로운 일이라 생각했고, 잘할 수 있을까 걱정도 됐어요.

하지만 도전했죠. 수목원에 도입된 모든 식물은 번식팀 온실을 거쳐 가요. 식물이 수목원으로 들어가기 위한 통로, 모든 식물이 거쳐야만 하는 허브의 역할인 거죠. 그래서 식물에 대해 더 많이 공부할 수 있고,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거든요.

노련한 가드너가 될 좋은 기회인 거죠.

 

🌲. 천리포수목원과 다른 수목원의 차이가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많은 차이가 있지만 기본적인 건 지리적 환경(바다)과 오래된 역사예요. 조금 더 생각해 보면 기록관리의 철저함이고요.
천리포수목원에서 기록관리라는 건 식물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뿐 아니라 주변 환경인 기상관측데이터, 또 수목원이 그동안 걸어온 길에 대한 업무일지 등을 다 포함하고 있어요. 이건 억만금을 줘도 바꿀 수 없는 귀한 자료라고 생각해요. 여느 수목원과 다른 가장 큰 차이고, 앞으로도 이곳을 꾸려 나가는 데 많은 도움이 되는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신대윤 지킴이의 TMI 대방출>

🌲. 선생님께서 일하시지 않으실 때 꼭 슬리퍼에 맨발로 다니는 걸로 유명하시던데, 혹시 이유가 있나요?

🌷.  오해가 있는 것 같은데, 그렇게 자주 다니지만(그럼, 오해가 아닌 것 아닌가요?) 그냥 집 앞을 나가는데 챙겨입고 나갈 이유가 없어서 그런 거예요. 물론 나가면 바로 앞이 천리포수목원이고 회사지만... 이 차림이 편하기 때문이지 특별한 이유는 없어요. 중요한 곳에 갈 때는 양말 다 신고 멀쩡한 신발 신고 다닙니다.

 

🌲. 요즘 교육생들 사이에 매력적인 선생님으로 꼽히는데 알고 있나요?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 의아할 뿐입니다. 다른 직원에게 들어 인지는 했으나 왜 그렇게까지 되었는지 모르겠어요. 23기 교육생들이 저를 놀리는 게 아닐까요?

 

🌲. 신대윤 지킴이께서 생각하시는 ‘가드너’란 무엇인가요?

평소에 가드너란 식물을 잘 다루고 정원을 아름답게 꾸미는 직업을 말하는 것이라 생각했어요. 이번에 질문을 받고 처음으로 ‘가드너’가 뭘까 깊게 고민해 봤죠. 가드너란... 자연을 다루는 일을 하며, 자연과 사람을 이어주는 다리 어쩌면 외교관 같은 게 아닐까요? 수목원은 대사관이고요.(하하)

 

🌲. 마무리하며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까요?

식물을 좋아하는 제가 천리포수목원을 처음 만났을 때 ‘와! 여긴 천국이구나’ 생각했어요. 각양각색의 식물, 바다와 수목원이 함께 만들어내는 풍경, 이곳에 있는 나의 모습까지... 그 전부가 너무나도 좋았습니다. 그래서 수목원에 계속 있고 싶다(직원이 되고싶다!)고 생각했어요.

다른 곳에서 일하며, 천리포수목원을 떠나있음에도 이곳에서의 감동은 쉽게 잊혀지지 않았어요. 매년 서너 번 이상 방문하는 마음의 안식처였죠. 좋은 기회로 이곳에 돌아와 일하고 있음에 정말 행복해요.

저에게 천리포수목원은 새로움이었고, 지친 삶의 위로가 되는 마음의 고향이었으며 이젠 집이에요. 여러분, 우리 집에 많이 놀러와 주세요! 저만 보기 정말 아깝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