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이야기] 무더운 여름, 피고 지고 또 피는 꽃

관리자
2024-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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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지저귀는 새보다 매미 소리가 더 큰 요즘입니다. 유난히 길었던 장마 끝에는 따가울 만큼 내리쬐는 뙤약볕이 남았습니다.

00씨의 여름은 어떤가요? 정원의 시간은 계속 흐르고 있습니다. 수국이 여름의 시작을 알렸다면, 뜨거움의 한가운데서 우리를 반겨주는 식물은 무엇일까요? 저는 단연 무궁화라고 생각합니다. ‘100일 동안 피고 지는 꽃’이라는 수식을 달고 있는 무궁화는 7월부터 10월까지 만개합니다. 꽤나 넓은 여름을 아우르고 있는 것이죠.



00씨에게 무궁화는 어떤 식물인가요? 나라꽃이라 생각해 익숙하게 느껴졌을까요.

무궁화는 여러 오해와 편견을 가지고 있는 나무입니다. ‘관리가 어렵다.’, ‘병해가 많다.’, ‘꽃이 많이 피지 않는다.’ 등…. 하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이런 점들은 ‘오해’와 ‘편견’입니다.
무궁화는 어렵지 않게 기를 수 있는 나무입니다. 햇빛이 잘 들고 물 빠짐이 좋은 자리라면 어디서나 잘 적응할 수 있는 저관리형 식물이지요. 특히 병해충에 대한 오해는 연 2회 정도만 방제한다면 말끔히 풀릴 수 있답니다.

 


무궁화는 ‘앗! 뜨거, 여름’(엄청나게 더운 여름이라는 말입니다.)에 꽃을 피워내 사람들의 눈에 잘 띄지 않습니다. 더운 날 사람들은 바깥으로 나가길 꺼리니까요. 하지만 무궁화의 가장 큰 아름다움은 ‘앗! 뜨거워’를 견디며 긴 기간 동안 피고 지는 꽃이랍니다. 하루 10~20송이의 꽃이 피고, 다음날이면 전날 피었던 곳을 떨어뜨리고, 또 새로운 꽃을 피워내는 무궁화. 이렇게 100일간 한 그루의 나무에 3,000송이에 가까운 꽃이 계속 피고 집니다. 이러한 이유로 ‘무궁하게 피어나는 꽃’ 무궁화라는 이름을 가지게 된 것이죠.



무궁화는 그 모습도 다양합니다. 보통 무궁화라 하면 붉은 단심과 분홍색 꽃잎의 정형화된 모습을 떠올립니다. 하지만 바다를 닮은 푸른색, 마음과 비슷한 보라색, 어디에도 잘 어울리는 흰색뿐만 아니라 암 수술이 겹꽃잎으로 변한 겹꽃 형태까지…. 다양한 무궁화는 아름답습니다.





















00씨, 저는 무궁화가 여러 오해와 편견에서 벗어날 수 있길, 사랑받을 수 있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무엇이든 완전하기란 어렵지만, 오해와 편견은 슬프니까요.

 


처서가 다가오며 아침저녁으로 시원한 바람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한낮을 피해 산책하기 좋은 시기지요. 여름 정원의 가장 큰 아름다움을 보고 싶다면 340여 종류의 무궁화가 있는 천리포수목원 무궁화동산에서의 산책을 권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