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천리포수목원 희귀·멸종위기식물 전시원에서 자라고 있는 울레미소나무가 결실을 맺었습니다. 쥐라기 시대 지구에 서식했던 ‘살아있는 화석’ 울레미소나무가 열매를 맺은 것은 국내 첫 사례입니다. 지난 2006년, 작은 묘목의 형태로 들여와 정성껏 가꿔온 지 약 20년 만에 처음으로 맺은 결실이라 그 의미가 더욱 특별합니다.🌲
울레미소나무는 아라우카리아과에 속하는 상록 침엽수로, 처음 보면 소나무 같기도 하고, 나한송 같기도 하지만 가까이서 보면 그 껍질이 참 독특합니다. 스펀지처럼 울퉁불퉁한 초콜릿색 껍질에 손을 얹으면 지구의 오래된 숨결이 전해지는 듯 합니다.
이 나무의 고향은 호주 시드니 서쪽의 울레미 국립공원 깊은 협곡입니다.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던 곳이라 오랫동안 존재조차 알려지지 앉았죠. 그러다 1994년, 한 국립공원 관리원이 탐사 중 우연히 이 나무를 발견하면서 학자들은 세상이 뒤집어질 만큼 놀랐습니다. 공룡시대부터 지금까지 변하지 않은 ‘살아 있는 화석’이 발견된 것이죠.🦖🦖🦖
울레미소나무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적색 목록 가운데 멸종 위험성이 가장 높은 절멸위급(Critically Endangered, CR)종으로 등록되어 있어 보전 노력이 절실합니다.
꽃을 피울 준비를 하는 가지를 바라보고 있으면, 이 나무가 단순한 희귀식물이 아니라 시간을 품은 생명이라는 사실이 새삼 마음 깊이 느껴집니다. 수목원을 거닐다 울레미소나무 앞을 지나게 된다면, 잠시 걸음을 멈춰 보세요. 그 고요한 가지 끝에서, 수억 년을 건너온 생명의 숨결이 조용히 피어오르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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